Ⅰ. 서 론
전통적인 척추 디스크 탈출증 수술 방법은 수술 시야의 확보와 수술 도구의 진입을 위해 수술 창을 넓게 열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척추를 둘러 싼 연부조직(paravertebral soft tissue)의 광범위한 손상이 발생하였다. 20세기 중후 반 부터 임상에서의 척추 수술법은 수술 칼(scalpel)을 사 용하는 이러한 전통적 방식을 대체하여, 척추 주변부의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연구 및 시도되고 있다. 그 방법은 크게 두 가지 계열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미세현미경(Microscope)이나 내시 경(Endoscope)을 영상 장비로 이용하여 수술 창을 열지 않고도 직접 디스크 병변을 정밀하게 관찰하며, 함께 투 입한 도구(포셉과 레이저)로 탈출부위를 제거하는 방법이 다(Ahn, 2019;Watkins, Williams., & Watkins, 2003). 이러한 수술법은 병변으로 진입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 지만, 치료의 원리 자체는 전통 수술법과 같다. 두 번째 는, 실시간 엑스 레이 투사영사장치인 플루오로스코피 (Fluoroscopy)만을 영상 장비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 영상 에선 연골과 같은 연부조직이 관찰되지 않기 때문에, 엑 스 레이에 비치는 척추 뼈의 구조를 랜드 마크(Land mark)로 이용해, 척추 디스크의 중심부로 수핵 제거를 위 한 가느다란 도관(Cannular)이나 주사 바늘을 진입시키 는 방법이다. 이때 21 게이지 바늘을 사용할 경우 직경 0.8mm 정도의 작은 손상 범위만으로도 디스크 수핵까지 시술 도구를 접근 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두 번째 방식의 척추디스크 탈출증 치료법은 전자의 경우와는 달 리 척추의 탈출된 병변 조직이 아닌 수핵의 중심부를 제거 하는 것이다. 이러한 치료법은 수술 보다는 시술의 개념 에 부합하여, 이른바 척추중재시술(Interventional spine procedures)로 분류한다(Kelekis et al., 2005).
이러한 경피적 척추제거시술을 최초로 발명한 사람은 Lyman Smith이다. 그는 1964년에 카이모파파인(chymopapain) 용액을 주사 바늘을 이용해 척추 디스크 내부로 진입시키 는 방법을 고안하였다(Smith, 1964). 카이모파파인은 파 파야나무의 수액에서 채취한 물질로서, 수핵 내부의 프로 테오글리칸(proteoglycan)을 분해하는 성질을 지니고 있 다(Garvin, Jennings & Stern, 1977). 추간판 탈출 질환자 의 수핵에 카이모파파인을 주입하면 수핵의 부피가 감소 하고 이는 추간판 내부 압력을 떨어뜨린다. 그러면 탈출된 방향으로 향하는 압력도 줄어들게 되어 탈출 부위의 위축 이 유도될 수 있다(Chen, Lee, & Chen, 2003). 디스크 수핵으로 투입하는 관의 내부로는 카이모파파인 같은 약 물 이외에도 다양한 장비들이 동원될 수 있다. 예를 들어 1980년대에는 수핵제거용 모터 칼(Nucleotome)을 관속으 로 집어넣는 자동수핵제거술(Automated nucleotomy) 기 법과 Nd:YAG 레이저로 수핵을 기화시키는 경피적 레이저 디스크 감압술(Percutaneous Laser Disc Decompression) 이 개발되었다(Dullerud et al., 1993;Schenk, Brouwer & Buchem, 2006). 2000년대 부터는 저온 플라즈마(cold plasma) 광선 발생기를 관속으로 투입하여 수핵을 제거하 는 수핵성형술(Nucleoplasty)방식이 임상에서 많이 사용 되고 있다(Sharps & Isaac, 2002). 이처럼 척추중재시술은 화학적수핵융해술을 시초로 하여 다양한 방식들이 고안되 어 사용되고 있는데, 그 시술방식과 치료원리의 기본 구조 는 동일하며 임상에서의 효과도 대동소이하여 어떠한 방 식을 채택할 것인가는 시술자의 선택에 따르는 경우가 많 다(Kim, Hong, & Lee, 2018).
화학적수핵융해술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이 기술은 메 스를 이용한 전통 방식의 수술만 해오던 척추외과학계에 서 척추 시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크게 각광받았다. 그러나 임상 시술이 성행하며 일부 환자들에게 아나필락 시스(anaphlyxis) 같은 치명적 부작용이 유발되는 것이 발견되었고(Javid, 1980), 이 당시는 척추중재시술의 도 입기인 만큼 임상 시술에 대한 연구 자료의 부족과 의료진 의 기술적 숙련의 부족으로 인한 시술 부작용이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그리고 수핵융해약물을 투여하였을 때, 약물 의 수핵 내부 확산 범위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 어 있지 않음으로 인해 수핵 내부의 광범위한 손상이 발생 할 가능성이 있었다(최원일, 태기융, & 홍영기. 2015). 이 러한 여러 이유들에 더해 1990년대 이후로는 화학적수핵 융해술의 시술 원리를 이용해 약제 대신에 모터 칼, 고주 파, 저온 플라즈마 등을 수핵 내부로 진입시키는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전세계 임상현장에서 화학적수핵융해술이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Kim, Fessler, & Regan, 2005).
그러나 논자는 이 최초의 중재시술 기법이 여전히 다른 수단으로 대체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여타의 중재 시술들은 고가의 복잡한 기계나 전자 장비를 사용해야 하지만, 화학적수핵융해술 은 병원의 가장 기본적인 장비라 할 수 있는 주사기와 시 술 바늘만 있으면 시행가능하므로 편의성과 경제성이 높 은 시술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가치를 지닌 이 시술을 다 시 부활시키기 위해선, 이 시술이 안고있는 기존의 문제 들에 대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을 현재의 시점 에서 해결법과 함께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약물에 대한 아나필락시스: 이는 시술 전 엄격한 알러지 테스트로 과민 반응 환자를 배제하면 위험성을 피 할 수 있다. 둘째, 부적절한 환자 선택과 기술적 숙련 부족 : 이는 척추 의학계에 중재시술이 도입된 초창기에 발생 한 문제로 현재는 중재시술에 적합한 환자의 기준이 정립 되었고 의학계 전반적으로 중재시술에 대한 경험이 충분 히 축적되어 있으므로 현 시점에서 문제가 될 사안이 아니 다. 그렇다면,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한 가지 문제가 있 다. 그것은 수핵융해제인 카이모파파인이 수핵내부에서 확산되는 범위를 조절해 내는 것이다. 우리 연구팀은 이 문제에 집중하여 플루로닉 기반의 나노 운반자(pluronic based nano-carrier)에 카이모파파인을 담는 약물 전달 체계를 세계최초로 개발하여 카데바와 동물 실험에서 수 핵 내 주입된 약물의 확산범위를 조절해냄을 입증하였다 (최원일, 태기융, & 홍영기, 2015;Choi et al., 2016). 따 라서, 적어도 전임상의 이론적 관점에선 화학적수핵융해 술이 안고있던 마지막 문제가 극복된 것으로 판단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로서 화학적수핵융해술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전세계 제약시장에 남아있 던 카이모파파인의 재고가 소진되고 더 이상 생산이 이루 어지지 않게 됨에 따라, 카이모파파인을 이용한 약물 전 달 체계 연구는 현재 잠정 중단된 상태이다. 이 약제는 2003년 기준 FDA의 단종 약물 제품 목록에 기재되어 있 다(Kambin, 2005).
이처럼 우리 의료계의 화학적수핵융해술에 대한 연구 가 멈춘 상태에서, 2018년 부터 일본에서 화학적수핵융해 술의 연구가 재개되었다. 그들은 카이모파파인 대신 콘돌 리아제(Condoliase)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콘 돌리아제는 수핵의 기질인 프로테오글리칸을 구성하는 글리코사미노글리칸(glycosaminoglycan)에 특이적으로 결합하여 이를 분해하는 약물이다. 이 약제는 카이모파파 인과 달리 아낙필락시스 반응이 발생하지 않는 특성이 있 다(Hamai et al., 1997). 일본의학계는 이러한 안전성에 주목하여 2018년부터 이 약제를 임상에서 활발히 사용해 오고 있다.
논자는 일본의료계의 이런 모습을 보며 한가지 중요한 의문을 갖게 된다. 왜냐하면 콘돌리아제는 알러지 반응이 없는 약제라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 약물의 확산범위 조 절 체계가 만들어진 약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콘 돌리아제를 이용한 시술은 기존 방식의 카이모파파인의 경우 처럼 수핵 내 약물의 확산을 제어할 수가 없을 것이 기에, 수핵의 전반적 퇴행과 같은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 다. 논자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일본 의료계가 발표한 콘 돌리아제 임상 논문들을 분석하였다. 2018년부터 2024년 까지 발간된 19편의 논문에 대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콘돌 리아제를 이용한 시술은 78%의 성공률을 나타내고 있다 (Nakajima et al., 2024). 그런데, 통증의 경감으로 판정 되는 시술 성공률은 본고의 분석 주제가 아니다. 앞서 서 술하였듯이, 어떤 중재 수단을 동원하든 수핵의 부피를 줄이면 수핵 내 압력감소 효과에 의해 탈출부위로 향하는 압력이 줄어들어 통증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1980년대 카이모파파인 시술의 성공률은 79% 정도이므로(Gentry et al., 1985), 최근의 콘돌리아제 시술의 성공률과 유사하 다. 척추중재시술은 본질적으로 같은 접근 방식과 치료 원리를 공유하기에 수핵 제거를 위한 약제의 종류나 기타 의 수단에 상관 없이 보편적으로 위와 유사한 성공률을 보고하고 있다. 따라서 논자의 주안점은, 콘돌리아제의 예견되는 시술 성공률을 재확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기존의 카이모파파인 임상 시술이 구현하지 못 한 중재 시술의 핵심 가치인 '최소침습성', 즉 환자의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시술의 이상이 최근 일본 의료계 에 도입된 콘돌리아제를 이용한 시술에서 실현되고 있는 지를 가늠해 볼 필요가 있다. 본고의 내용은 크게 세부분 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 척추의학계에 경피적 수핵 제 거 시술이라는 개념을 만든 최초의 연구보고서를 소개하 고 그 기술적 한계를 평가하며 둘째, 새로 개발된 카이모 파파인의 수핵확산 범위 조절기술의 개념을 소개하고 셋 째, 콘돌리아제를 이용한 최근의 임상연구에서 수핵 내 약물 확산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논문에 실린 MRI 소 견들 중에서 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사진들을 선 별하여 분석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화학적수핵융해술 이 구현해야할 기술적 과제를 제시한다. 본고에서 다룬 내용은 단순히 임상 시술자들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이들 과 협력하는 재활 전문가들에게도 실무적으로 중요한 통 찰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척추 중재 시술은 내 원 당일 시술과 조기 퇴원이 가능하다는 간소함, 그리고 환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는 특성으로 인해 척추 전 문 병원을 중심으로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재 활 운동 전문가들은 향후 척추 중재 시술을 받은 환자들을 더욱 자주 접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운동 전문가들이 화 학적수핵융해술로부터 역사가 시작된 척추 중재 시술이 환자의 척추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이로 인해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는 지점을 파악한다면, 환자에게 최 적화된 재활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데 필요한 운동 중재 방안을 도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Ⅱ. 본 론
1. 최초의 척추 중재시술 – 카이모파파인 주사 기법의 원리와 기술적 한계
경피적으로 수핵을 제거하는 척추중재시술 기법의 원 형을 고안한 1964년 Smith의 최초 연구(Smith, 1964)에서 시술 사진과 함께 제시된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Figure 1). 환자를 엑스 레이 테이블 위에 측면 자세로 눕힌후에, 시술부위에 소독을 하고 20 또는 21 게이지 바 늘을, 요추의 맨 아래쪽 두 개의 추간판의 후 외측 방향으 로 부터 진입시킨다. 시술 바늘이 제 위치에 왔는지 판별 하기 위해 전후방향과 측면방향의 엑스레이로 관찰한다. 그리고 추간판조영술(discogram)을 시행하여 디스크의 상태를 확인한다. 투입되는 카이모파파인은 0.4~1.0 ml 의 생리식염수에 녹인 것으로, 디스크의 각 레벨에 4~16 mg을 투입한다.
Figure. 1 (A)의 A-P Discogram에서 시술 바늘이 L4/5와 L5/S1에 진입된 것이 확인된다. (B)의 lateral Discogram 에서 L5/S1 부위의 비정상적 조영상은 디스크 탈출로 추 정된다. (C)는 시술 후 6일째 소견으로, L4/5와 L5/S1 부 위의 디스크 높이가 시술로 인해 낮아진 것이 확인된다. Smith는 이 연구에서, 총 10명의 척추 디스크 탈출증 환 자에게 카이모파파인 주입 시술을 시행하였고, 모든 환자 에서 증상의 호전을 보였다고 보고하였다. 논자가 이 연 구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시술 후 엑스레이 소견에서 모 든 환자들의 추간판 높이가 낮아진 소견을 보였다는 점이 다. 두드러지게 디스크 높이가 감소한 사례로는 30~40% 의 감소 사례 두건, 20~30%의 감소 사례 다섯 건이 발생 하였다. Smith는 이 연구에서 통증 감소의 단기적 효과에 주안점을 두었고, 디스크 높이의 감소가 끼칠 수 있는 장 기적 영향에 대해선 별다른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그 러나 장기적 예후의 측면에서, 디스크 높이의 감소에 따 른 고유의 완충 기능의 저하는 후관절의 과부하와 모딕 변화(Modic change)와 같은 척추골의 변성을 야기하여 환자들의 척추 건강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Gotfried, Bradford, & Oegema, 1986;Kubo et al., 1999). 척추중재시술은 척추 주변 연부조직을 절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최소침습성(minimally invasive)’ 이 라는 중재시술의 이상을 구현하고 있으나, 시술 후 디스 크의 높이가 낮아진 것은 척추 디스크 심층부 수핵 조직에 서 이러한 이상에 맞지 않는 파괴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Kobayashi, Sato, & Ando (2023)이 시 행한 화학적수핵융해술의 바늘 끝 시술 위치를 확인해 보 자(Figure 2). 수핵융해제가 주입되는 바늘의 끝은 수핵의 중심부에 위치한다. 그러므로 이곳으로 주입된 융해제는 수핵 중심부로부터 시작하여 전체적으로 확산된다. 따라 서 이 시술을 통한 수핵 제거 기법의 본질은 병변의 실질 부위인 변연부 조직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수핵의 건 강을 위해 보존적 가치가 높은 영역인 디스크의 중심부로 부터조직을 제거해 나가는 것이다. 보충 설명을 위해 이 를 아래의 그림(Figure 3)을 통해 척추 중재 시술의 분류 에 해당하지 않는 외과 수술인 내시경적 디스크 제거술 (Endoscopic discectomy)과 비교해 보자.
Figure 3의 횡단면 소견에서, (A)의 화학적수핵융해술 의 팁의 위치가 디스크의 중심에 놓여있는데 비해 (B)의 내시경적 디스크 제거술에선 포셉(forcep)이 디스크의 중 심이 아닌 실질 병변이 위치한 후외측에 거치되어 있다. 이처럼 화학적수핵융해술이 시술 도구를 척추 디스크에 접근시키는 방식에서는 내시경적 디스크 제거술에 비해 `최소침습성`을 구현하였을 지라도, 척추 디스크 병소를 제거하는 방식에서는 정상 조직의 보존에 가치를 두어야 하는 중재시술의 기술적 목표가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 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수핵의 중심부로 부터 퍼져나간 약물이 끼칠 수 있는 수핵의 전반적 손상은 중재시술이 추구하는 이념에 어긋나는 것이며, 이로 인한 장기적 임상 예후에 대해선 아직 연구가 부족하다.
2. 플로로닉 기반의 나노 입자를 이용한 카이모파파 인의 전달 체계 개발
카이모파파인을 이용한 경피적 디스크 제거 시술 후 디 스크의 높이 변화가 큰 폭으로 발생한 이유는 근본적으로 디스크 내부로 투여된 화학 약제의 확산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동 모 터칼이나 플라즈마 빔을 이용한 중재기법을 사용할 경우 에는, 시술에 의해 제거되는 디스크의 양을 어느정도 정 량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Hirsch et al., 2009; Manchikanti et al., 2003). 그에 비해 화학적수핵융해술 시에는, 디스크 중심부에 투여된 액상 약제가 환자들마다 다른 디스크 내부 환경에서 어느 정도로 확산될지 가늠하 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앞서 살펴 본 Smith의 최초의 연구에서도 디스크의 높이 감소 폭은 다양하였고, 그 수 준을 사전에 예측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중재시술을 위한 화학 용제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물리적 특성으로, 확산범위의 조절이 가능한 약제 가 개발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나노 운반자(Nano carrier)를 사용한 약물전달체계를 적 용하는 연구가 이루어졌다(최원일, 태기융, & 홍영기, 2015;Choi et al., 2016). 이것의 기본 아이디어는 카이모 파파인을 나노입자 운반자에 담아서 카이모파파인의 방 출 양상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 나노 입자들은 생체에 주 입되었을 시 소수성이 증가하여 약물을 운반하는 캐리어 간에 응집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캐리어 안에 충진 (loading)된 약물들이 서방형으로 배출되므로 생체 내에 서 약물이 급격히 넓게 퍼져나가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 다. 카데바 디스크를 이용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플루로 닉 127과 68을 기반으로 한 나노 운반자(Pluronic 127 and 68 based nano carrier)에 카이모파파인을 충진한 제재로 시술하였을 때, 디스크 내부의 주입 부위에서 약제가 응 집되는 효과가 발현됨이 확인되었다(최원일, 태기융, & 홍영기, 2015). 그리고 후속 연구로 이 플루로닉 기반 나 노 운반자 시스템의 응집력을 강화하기 위해 나노 입자의 표면에 양전하를 띤 키토산(Chitosan)을 결합시켜 전기적 극성을 부여하여하는 실험이 진행되었다(Choi et al., 2016). 디스크 수핵 내부의 기질을 구성하는 주요입자인 프로테오클리칸(proteoglycan)은 음전하를 띠고 있기에, 양전하를 띤 나노 캐리어는 이와 전기적으로 끌어당겨지 므로 나노 캐리어 시스템은 주입부위에 더욱 잘 머무를 수 있게 된다. 그에 따라 좀 더 국소적이고 선택적인 수핵 제거가 가능해 진다.
돼지 디스크를 이용한 이 실험에서 키토산을 결합한 플 루로닉 기반의 나노 캐리어에 충진한 카이모파파인 시스 템은 키토산을 결합하지 않은 나노 캐리어 시스템에 비해 월등하게 약물의 확산이 조절됨이 확인되었다. 이처럼 국 소적으로 확산 범위가 통제된 수핵융해약제 개발의 성공 적 결과는, 수핵을 가능한 보존하는 `최소침습성` 구현을 위한 핵심적 기술로서 큰 가치를 지닌다. 이 기술이 임상 에서 보다 큰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선, 개발되어야 할 중 요한 기술적 과제가 하나 더 남아 있다. 현재의 주사 방식 은 수핵의 중심부에 시술 바늘을 거치하는 것이다. 그러 므로 실제 병변이 발생한 변연 부위로 시술 바늘의 위치를 조정하는 방향제어 기술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척추 중재시술들 중에 이러한 선택적 수핵 제거 기술을 구현한 유일한 모델로 방향제어형 수핵성형술(Navigable nucleoplasty) 기기인 L’DISQⓇ(U&I, Uijeongbu, Korea) 의 사례가 있다. Figure-4의 사진에서와 같이 L’DISQⓇ 의 시술자는 플라즈마 빔이 발사되는 시술 팁의 위치를 임상에서 실시간으로 플루오로스코피로 관찰하며, 수핵 의 중심부에 팁의 위치를 거치시키는 여타의 중재시술 기 법들과 달리 시술 팁의 위치를 사전에 촬영한 MRI 소견을 참고삼아 탈출 병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방향으로 이 동시킬 수 있다(Hong et al., 2012; Hong et al., 2018). 따라서 이러한 기능을 현재 개발된 나노 입자를 이용한 화학적수핵융해술에 구현시킨다면, 우리는 약물의 확산 범위가 조절되는 약제를 목표 제거 부위에 선택적으로 주 입하여 수핵의 건강한 나머지 부분을 최대한 보존하는 치 료를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재 시점에서 나노입자를 이용한 카이모파파인의 전달 체계 연구는 더 이상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이 새로운 도전 과제를 앞두고 현재 전 세계 의료시장의 카이모파파 인 재고량이 소진되어 더 이상 실험에 사용할 약제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3. 콘돌리아제(Condoliase)를 이용한 화학적수핵 융해술
최근 일본 의학계를 중심으로, 화학적수핵융해술의 연 구가 다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들은 2018년 콘돌 리아제(Condoliase; Chondroitin sulfate ABC endolyase)가 일본에서 임상승인이 이루어짐에 따라, 이 약제를 이용한 임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콘돌리아제는 Gram-negative rod Proteus vulgaris로부터 추출한 mucopolysaccharidedegrading enzyme으로 수핵의 주요 기질인 Proteoglycan 의 glycosaminoglycan 부분을 특이적으로 분해하며, 알 러지 반응을 유발할 가능성이 적은 약제이다(Hamai et al., 1997). 2018년부터 일본에서 수행된 임상 실험의 성 공률은 서론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기존 카이모파파인의 경우와 거의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임상에서 이 약제를 이용한 화학적수핵융해술이 시도되는 결정적 이유는 기 존의 카이모파파인에 비해 약물 과민반응이 발생하지 않 는 안전성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약제에도 여전히 극복하지 못한 중요한 문제가 남아있다. 그것은 논자가 앞서 논의했듯, 수핵융 해제가 액체라는 성상을 지님에 따라 주입 후 수핵 내로 널리 퍼져나가 발생하는 추간판의 퇴행현상이다. 일본에 서 최근 재개된 화학적수핵융해술 임상 연구들 중에는 과 거 1970~80년대 카이모파파인을 사용하던 시절의 임상 연구들에선 거의 제시하지 않았던, 시술 후 MRI 소견을 제공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논자는 이를 활용해 화학적 수핵융해술에 의한 수핵 손상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Chiba, Matsuyama, & Toyama (2018)가 시행한 무작 위 대조 실험연구에선, 콘돌리아제를 이용한 화학적수핵 융해술을 받은 실험군이 위약을 사용한 대조군에 비해 13 주 후 100-point VAS의 변화 차이가 평균 15.2점 향상되 는 유의미한 효과가 있었다. 이를 우리나라에서 흔히 사 용하는 10-point VAS로 환산하면 1.52 점의 효과이다. 시 술이 디스크의 구조에 끼친 영향을 살펴보면 Pfirrmann grade를 기준으로 MRI 소견의 퇴행도가 악화된 비율은 44 %에 이른다. 다시 말해, 10-point VAS로 환산할 때 위약군에 비해 1.52점의 호전을 얻기 위해 실험군의 44% 가 디스크의 퇴행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이 퇴행도는 MRI 영상에서 확인되는 것을 기준으로 하였으니 영상에 서 검출되지 않는 수준의 퇴행은 반영되지 않은 결과이 다. 이 실험을 수행한 연구자들은 결과의 의미에 대해 평 가하길, VAS가 향상되었고 실험군에서 비록 구조적 변형 이 관찰되고 있지만, 그들이 관찰한 시점에선 이 변형이 통증과 같은 별다른 임상증상으로 반영되어 나타나지 않 는다는 점에서 이 시술의 치료적 가치가 높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논자의 관점에선 VAS 1.52점의 향상 을 위해, 이 정도 수준의 구조 변형을 감수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치료적 의미를 지닌 것인지 깊은 의문을 갖게 된 다. 왜냐하면 이 구조 변형은 후관절과 주변의 다른 척추 디스크 레벨에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것이며, 이로 인해 향후 환자의 일생에 걸친 척추의 건강에 어떤 결과가 초래 될 지 우리는 아직 명확히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에 카이모파파인을 연구한 학자들은, 화학적수 핵융해술에 따른 구조 변형의 문제를 이미 제기한 바 있다 (Gotfried, Bradford, & Oegema Jr,1986). 그리고 앞장에 서 논의하였듯이 우리나라 연구진은 이 구조 변형을 피하 기 위해 약물 전달체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던 것이다.
Kobayashi et al. (2024)는 젊은 연령대의 환자들에게 이 시술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평균 연령 21.1 ± 4.1세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콘돌리아제 투여 후 3 개월 과 6 개월째 임상증상과 함께 MRI로 디스크의 퇴행 변화 를 관찰하였다. 그 결과 통증은 전반적으로 유의하게 감 소하였는데, MRI 에서 3개월째 퇴행 악화소견이 환자의 61.5% 에서 발생하였고, 6개월째에도 상기 퇴행의 지속이 관찰되었다. 이 결과에 대해 연구자들은 콘돌리아제의 주 입이 임상증상의 개선효과를 보였고 약물 과민 반응이나 척수염 같은 부작용 사례가 없었기에, 이 시술이 젊은 추 간판 탈출환자들에게도 적합한 처방이라 결론짓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콘돌리아제 시술이 척추디스크 탈출증 치 료에서 보존적 치료와 외과적 치료의 중간 단계에 해당한 다고 규정하며, 이 시술은 합병증 발생률이 낮고 비용 효 율성이 있으므로 수술의 대안으로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논자는 단순히 통증이 경감되었으며, 즉각적인 부 작용이 없었다는 결과만으로 이 처방을 젊은 환자들에게 권장하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해선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 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 연구 논문에서 치료의 성공사 례로 제시된 MRI 소견(Figure 5)의 임상적 함의를 논자의 관점에서 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Figure 5는 19세 남자의 L4/5에 콘돌리아제를 주사한 후 3개월, 6개월 째의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시술 전 L4/5의 디스크 탈출부위는 시술 후 6 개월째에 걸쳐 점차 크기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그와 동시 에 시술 전 밝은 음영을 나타내고 있던 해당 부위 디스크 가 시술 후 검게 변성된 모습을 보인다. 이 환자의 L5/S1 을 보면 디스크의 탈출 소견은 없지만, 검게 변성되어 있 는 상태이다. 이러한 변성이 일어나는 조직학적 원인은 수핵의 주요 기질인 프로테오글리칸(Proteoglycan)이 소 실되어, 이 기질과 정전기적 인력(electrostatic attraction) 으로 결합되어 있는 수분이 상실되었기 때문이다. 수분이 상실된 디스크는 완충능력과 유연성을 잃게 된다. 이 환 자의 수술 전 MRI 소견에서 L4/5의 디스크 탈출의 원인에 는, 기존의 L5/S1의 변성에 따른 고유 기능 저하와 그에 따른 상부 레벨로의 스트레스 가중이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이 환자의 L4/5 디스크 탈출의 치료를 위해 중심부에 콘돌리아제를 주입하여 프로테오글리칸을 분해 함으로서, 탈출부의 크기는 줄었지만 결과적으로 친수성 기질을 상실하게 하여 디스크를 변성시키는 결과를 초래 하였다. 따라서 이 환자는 수술 후 기존에 이미 변성되어 있던 L5/S1 디스크에 더해 L4/5 디스크 까지 두 레벨에 연속된 변성 상태를 갖게 되었다. 이 환자는 요추에서 가 장 많은 하중과 가장 넓은 부위의 가동성을 담당하는 이 두 레벨이 변성됨에 따라, 그 상위 디스크인 L3/4에 한층 더 많은 스트레스가 가해질 요인을 갖게 되었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상기의 MRI 소견을 시술 성공사례 의 증례로 보고하고 있으나 통증 감소와 같은 증상의 개선 여부와 별개로, 구조적 관점에서 시술 전 Pre 사진과 시술 후 6개월째에 L4/5 수핵 내부로 변성이 진행된 Post 사진 을 비교해 보자면, 관점에 따라선 연구자들이 치유의 증 례로 제시한 Post 사진을 오히려 구조적 불안정성이 증대 된 것으로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실험을 수행한 연구자들은 시술 후의 통증 감소와 즉각적 부작용이 관찰 되지 않는 다는 점에 논의의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그러 나 논자는 이 사례에서 관찰되는 바와 같이 시술이 척추의 기능적/구조적 안정성을 침해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장 기적으로 환자의 척추 건강에 부정적 영향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되며 시술을 받기 전 환자에게 이러한 사안이 정확히 고지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 더해 현재 척추중재시술의 시술 대상을 선택하는 기 준에서, 나이에 대한 고려 사항이나 지침이 마련되어 있 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척추 디스크 탈출 질환은 자연치유율이 매우 높은 질환이다. 탈출된 디스크 조직의 1년간의 자연 경과를 관찰해 보면 탈출된 조직의 2/3 가량 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절로 소멸하며, 환자의 85%에서 증상이 자연 해소된다(Zhong et al., 2017). 이러한 질병의 예후를 고려할 때, 마미증후군(Cauda equina syndrome) 처럼 긴급한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척추의 구 조적 변형을 초래할 수 있는 시술의 결정은 보다 신중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위 사례의 19세 환자처럼 척추 를 포함한 근골격계의 성숙이 완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 술에 의한 디스크의 변형은, 보존적 치료의 예후에 비해 향후 이 환자의 척추 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가능 성이 있다. 따라서, 환자의 나이도 척추시술 대상 선별의 고려 요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Banno et al. (2024)은 콘돌리아제 시술이 20세 이하의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평균 연령 17.5±1.5 세의 환자 그룹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이 그룹의 60%의 환자에게 통증의 개선과 관련한 치료 성공률을 보고하고 있다. 논자는 이 논문에 실린 17 세 환자 L5/S1의 시술 전후 MRI 사진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Figure 6). 연구자들은 이 사례자의 MRI 소견에서 시술 후 탈출조직의 위축이 관찰되지 않으며 증 상 개선이 없어서 6개월 후에 수술을 받게 되었다고 기술 하고 있다.
논자는 이 환자의 시술 전후 MRI 소견을 관찰해 볼 때, 연구자들이 논문에서 언급하지 않은 중요한 논의 사안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술 전 L5/S1의 수핵 소견은 매우 밝은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수핵 내부에서 프로테오글리 칸 등의 기질을 생산해 내는 연골세포가 건강한 상태에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시술 후 사진을 보면 L5/S1 수핵 이 검게 변성되어 있음이 발견된다. 이러한 디스크의 변 성은 고유의 유연성과 완충기능을 상실하기에 화학적수 핵융해술 후에 이 환자가 추가로 받은 수술의 결과에 부정 적 영향을 끼쳤을 소지가 있다. 더욱이 아직 몸의 성숙이 완결되지 않은 미성년자인 환자의 일생에 걸친 척추의 건 강에 끼칠 결과를 고려한다면 시술에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청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앞서 Kobayashi et al. (2024)가 주장한 “콘돌리아제 시술은 척추디스크 탈출증 치료에서 보존적 치료와 외과적 치료의 중간 단계 에 해당한다” 고 규정하여, 이러한 중재시술을 척추 디스 크 수술 전에 다소 가벼운 선택 고려사항으로 간주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시 술 자체가 디스크의 변성을 초래하여 추후 외과적 치료의 결과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Ⅲ. 결 론
1964년 Smith는 카이모파파인을 활용한 화학적수핵융 해술을 소개하며, 척추 디스크 탈출 조직을 수술 칼 없이 제거하는 개념을 의학계에 도입했다. 플루오로스코피 (fluoroscopy)를 통해 환자의 척추 내부 상태를 외부에서 관찰하면서, 가느다란 도관(cannula)을 삽입해 디스크 조직 을 제거하는 기법은 척추외과학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평가 받기에 충분한 혁신이었다. 이러한 중재시술(interventional procedure)의 개념은 ‘최소침습성(minimally invasive)’이 라는 이상을 핵심적 가치로 추구한다. 척추 주변부 연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이상은 상당 부분 실현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논자는 겉으로 드 러나는 조직 손상이 줄어든 것 이면에 보이지 않는 척추 디스크 심층부에서도 과연 ‘최소침습적’ 이상이 구현되고 있는지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2018년부터 전 세계 의료 선진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임상에서 화학적수핵융해술을 시행하고 있는 일본 의료계 에서 채택한 콘돌리아제는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없는 안 전한 약제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으나, 수핵 내부에서의 약제 확산 문제는 기존의 카이모파파인제재에 비해 개선 된 점이 없다. 따라서 척추중재시술이 가는 도관을 사용하 여 척추주변부 연부조직을 보존하는 최소침습성을 달성해 낸다 할지라도 수핵 내부에 보다 파괴적인 결과를 일으킬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하며, 치료법을 선택할 때 이러한 요 인을 중요한 고려 사항으로 인지할 필요가 있다. 척추디스 크 탈출질환은 자연치유율이 매우 높은 질환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수핵의 건강성을 훼손하지 않는 치유법을 탐색 할 필요성이 더욱 요청된다. 이러한 면을 간과하고, 논자 가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바와 같이 환자 모집군에서 신체 가 완성되지 않은 미성년자까지도 포함시켜 이들 중에 시 술로 인한 수핵의 전반적 퇴행이 발생한 사례들은, 단기적 으로 통증이 경감되었다 할지라도 이익과 손실의 균형을 고려할 때 과연 이것을 좋은 치료라 단정할 수 있는 것인지 보다 깊은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생각한다.
논자는 화학적수핵융해술이 현재의 한계에도 불구하 고, 후대에 개발된 다른 중재 시술 기법들에 비해 고가의 복잡한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 간편함과 경제성을 갖춘 시술이라는 면에서 여전히 고유의 가치가 있다는 점을 강 조하고 싶다. 특히, 국내 연구진이 카이모파파인 연구에 서 구현한 나노 운반자를 활용한 약물 확산 조절 체계와, 현재 임상에서 널리 사용되는 방향 제어형 수핵성형술에 서 입증된 시술 팁을 병변 위치로 정밀하게 이동시키는 기술을 결합할 수 있다면, 화학적수핵융해술은 기존의 장 점에 더해 최소침습성이라는 중재 시술의 이상을 더욱 충 실히 구현하는 우수한 치료법으로 재조명받을 수 있을 것 이다. 끝으로, 척추중재시술을 받은 환자들의 재활을 담 당하는 운동 재활 지도자들은 본고에서 다룬 화학적 수핵 융해술의 기술적 한계와 부작용 문제가 다른 중재시술 기 법에서도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할 필요 가 있다. 최근 임상에서 각광받기 시작한 유일하게 팁의 방향제어 기능을 갖춘 중재시술 기기인 L’DISQⓇ의 경우 에도, 아직 병변의 위치에 정밀하게 팁을 거치시킬 수 있 는 수준의 기술은 개발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Figure 4의 사진에서처럼, 이 기기의 방향제어 팁이 디스크 반대편으 로 이동하기 위해선 수핵의 중심부를 뚫고 지나가야 한 다. 따라서 운동 재활 지도자들은 중재시술을 받은 환자 들의 척추가 일반적인 척추 디스크 절제술을 받은 환자들 에 비해 더 불안정한 요소를 안고 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통찰을 바탕으로 환자들에 게 최적화된 재활 프로그램을 설계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